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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바이러스 업계 과당경쟁 '몸살'


네거티브 마케팅 논란…"지나친 공방 자제해야"

안티 바이러스 업계가 과도한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무료 백신이 쏟아지면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포털 분야의 사업자가 출시한 무료 백신이 사용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기존 유료 시장을 차지하던 보안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무료 백신이 '공짜'라는 강점에 힘입어 대중적 인기를 누리면서, 기존 유료 백신 시장 체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무료 백신과 차별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 유료 백신 업체는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과도한 마케팅에 나서면서 지나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사수' 위한 경쟁 '치열'

지난 17일 한 파워블로거의 글이 인터넷에 게재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제닉스'라는 아이디의 블로거 글에 따르면, 최근 안철수연구소의 홍보대행사인 인사이트미디어로부터 'V3 라이트' 제품 리뷰 요청을 받았는데, 경쟁사 제품인 알약의 문제점을 부각해서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것.

'V3 라이트'는 지난 19일 정식 출시한 무료 백신으로 안철수연구소가 이스트소프트의 무료 백신 '알약'에 맞서 선보인 제품이다.

제닉스(아이디)는 자신의 블로그에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 완전 실망'이라는 제목으로 "기능과 성능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상호 비방하는 마케팅은 옳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블로거를 통해 삽시간에 확산됐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안철수연구소는 진화에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지금껏 쌓아온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

안철수연구소측은 "홍보대행사를 쓴 경우는 지난번 백신 제품인 '빛자루' 리뷰 요청 외 이번이 두번째에 불과하다"며 "이번 건은 홍보대행사가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일뿐 회사측이 요청해 진행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안철수연구소 홍보대행사인 인사이트미디어 유정원 사장은 "안철수연구소 V3 라이트 사업부 측과 계약을 체결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의욕이 앞서다 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 발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보안전문가는 "이번 건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진실을 가리기 쉽지 않지만, 무료 백신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은 유료 백신 업계의 위기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트소프트와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0월에도 국내 백신 사용자수 1위 자리를 두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유무료 제품간 오진 문제도 발생

마케팅 외 기술적인 부분의 업계간 마찰도 발생하고 있다. 무료 백신이 경쟁사 백신을 바이러스로 오진해 삭제해 버린 것.

지난 11월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이 하우리 '바이로봇'의 일부 기능을 바이러스로 오진해 기업고객 PC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가 그 예다.

하우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로봇과 알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기업 PC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 고객은 엔진 업데이트와 알약 제거를 통해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게 좋다"고 공지했다.

이스트소프트 측은 "11월 11일 문제가 첫 지적된 이후 12일 바로 제품 수정을 완료했다"며 "알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비트디펜더 엔진을 사용중인 제품 모두에 해당되는 문제인데, 대결 구도로 보여져 아쉽다"고 말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일부 안티 스파이웨어를 표방한 제품이 경쟁사 제품을 악성코드로 간주하는 일이 종종 발생해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며 "최근 한정된 시장을 두고 유·무료 백신 제품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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