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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에서 거듭되는 '게임한류 수난사'


국산 간판게임 흥행실패 이어져···현지화와 독창성 절실

한국의 간판 게임들이 세계 게임시장 본산인 북미대륙에서 연이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4월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북미 서비스를 중지한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제이씨의 '프리스타일'도 현지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와 '라그나로크' 등 게임 한류로 각광받던 대작 MMORPG에 이어 최신 캐주얼 게임들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한류로 각광받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좌절사'는 왜 되풀이 되는 것일까?

◆'리니지'에서 시작된 게임 한류 '북미 수난사'

게임 한류 북미 수난사의 첫 발은 2000년대 초반 도전장을 낸 '리니지' 시리즈와 '라그나로크'가 북미 시장에서 맥을 못 추면서 시작됐다.

이들 게임이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이어지는 현지 온라인게임 주류의 철옹성을 넘지 못했고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는 국산 MMORPG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과 다른 북미 이용자들의 취향, 국내와 상이한 게임 이용 환경 등의 제약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정상원 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온라인게임이 또래집단간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아 진입장벽이 낮은 반면 북미시장에선 오피니언 리더들의 평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신작이 나오면 지인들과 함께 일단 게임을 즐겨보는 한국의 대중적인 시장과 달리 비디오게임이 주종인 북미에선 하드코어 이용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북미 게임시장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스포어'와 같이 독창적인 것에 점수를 높게 매기는 반면 그들 입장에서 새로울 것이 없는 한국 게임에 박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이 아닌 아시아권 게임에 대한 평이 인색한 감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어떠한 보상 등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재미를 중요시하는 북미 RPG 이용자들의 기호에 국산게임들이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캐주얼 게임 시장 '악전고투'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의 서비스 종료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현지 시장에서 국산 캐주얼게임의 고전은 더욱 심각한 수준. '스페셜포스'도 별다른성과를 내지 못해 스포츠-레이싱- FPS 등 각 장르 대표 게임들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이는 현지 이용자들이 아직까지 패키지 구입-월정액 과금 방식에 익숙해 부분유료화 방식의 게임을 수용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휴대폰과 인터넷 결제가 활성화 돼 있지 않은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의 수익 모델이 먹히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온네트 USA의 케빈 킴 대표는 "게임 설치와 동시에 방을 만들고 이용자들간의 경쟁에 '올인'해야 하는 캐주얼 게임의 특성도 현지 풍토와는 맞지 않는것 같다"며 "한국 캐주얼 게임의 경우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삽입하는 등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내가 절실한 북미 시장···독창성은 필수

북미 시장의 경우 거대 포털에 이용자 집결이 이뤄지는 국내와 달리 매스 마케팅을 할 수단도 적절치 않고 광고 단가도 비싸다.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인구 결집이 이뤄지지 않아 버스 투어와 같은 국내식 마케팅은 '하나마나'다.

그나마 인터넷 인프라의 대중화가 여타 시장에 비해 활성화 돼 있고 결제 수단 활성화도 어느 정도 진척을 보였다는 점은 청신호.

시장에 대한 이해와 인내가 필요하며 '까탈스러운' 게임 본산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독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아틀란티카'의 북미 공개서비스를 진행중인 엔도어즈의 김태곤 개발이사는 "한국 게임들의 완성도는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고 현지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준에 이르렀다"며 "다만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을 '새로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보다 더 뛰어나진 않아도 무언가 다르다는 어필을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면 현지 시장의 높은 벽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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