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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티스토리 장애와 혐한론 연계의 문제점


10일 오전 국내 한 언론사에서 '단독'으로 '中 한국인터넷 사이트 차단 파문'이라는 기사가 출고됐습니다. 중국에서 현재 한국의 유명 블로그인 '티스토리'의 접속이 불가능하며 그 이유가 최근 중국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혐한론(嫌韓論)'때문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기사입니다.

기사는 "현재 중국 내에서 티스토리에 접속할 경우 메인 화면을 제외한 개별 블로그로의 연결이 차단돼 있다. 이는 중국의 3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 '중국전신' '중국왕통' '교육망' 등 모든 망에서 공통으로 이뤄진 조치"라며 "최근 일파만파로 확산된 '혐한론'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현실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기사대로 현재 중국에서는 티스토리의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티스토리의 모회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아직 원인 파악 중이라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기사가 말한 것처럼 접속이 안되는 것을 '혐한론의 현실화'와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자 이 기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블로거가 직접 나섰습니다.

미디어다음의 'IT/과학' 섹션에는 현재 해당기사와 이 기사의 취재에 응한 블로거가 올린 내용이 함께 게재돼 있습니다. 중국을 전문으로 포스팅하는 이 블로거는 해당 기자에게 티스토리 차단 건에 대해 문의를 받았고 메일로 답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나 "(본인이)메일을 보낼 때도 혐한이 원인이라고는 언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한국 블로거'라서 차단된 것이 아니라, '위험한 키워드'가 포함돼 있어서 차단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기사를 이렇게 써버리시면 본인 정보 제공자로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티스토리 차단과 혐한감정은 별 관련이 없다고 감히 단정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 뒤 "촛점를 많이 잘못 맞추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혹은 일부러 화제성을 위하여 반한을 추가했다고 생각한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가 본 이번 사안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중국이 10월 말로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인터넷 통제 정책의 사전 작업으로 '검색-검열-차단' 범위를 기계적으로 확대시킴으로서 생기는 문제이다. 여기서 중국, 일본, 한국, 미국 등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티스토리가 걸려든 것이다".

그는 이러한 내용을 메일에도 명시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중국의 혐한 정서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혐한론에 근거해 한국 사이트를 차단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추측성으로 기사를 작성할 때도 있지만 '혐한론'은 자칫 국가 대 국가가 감정싸움으로 까지 치달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는 국민정서에도 근거 없는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죠. 무엇보다 취재원의 설명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국가간 감정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사안입니다.

또한 아직 티스토리가 접속 안되는 원인을 두고 중국정부의 개입이 있었는지 또 중국 ISP(인터넷서비스업체)의 강제차단인지, 그것도 아니면 단순한 장애인지 등에 대해 정확한 사실이 판명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음측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도 네이버나 싸이월드 등이 중국에서 차단된 적이 있다고 기사는 밝히고 있는데 정작 싸이월드측은 "중국측에 연락해 본 결과 서비스가 차단된 적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티스토리 서비스가 중국에서 며칠동안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면 이는 큰 뉴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한국 유학생은 물론이고 티스토리를 통해 소식을 공유하는 사람들로서는 속이 탈 지경이겠죠.

그러니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앞선 자의적 판단으로 기사화 됐을 때 국가간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인터넷팀 fe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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