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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800㎒ 할당검토 발언, 파장과 전망


제4이통사 출현의 전제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휴대인터넷(와이브로)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보고하자, 통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 와이브로 음성탑재 허용은 물론 ▲ 신규사업자 선정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때 2.3GHz, 2.5GHz외에 800MHz 등 저주파 대역을 와이브로용으로 할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는 새로운 무선통신사업자를 선정해 설비투자 경쟁을 일으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국내 방송통신시장의 구조를 뒤흔들 전망이다.

◆와이브로 800MHz 주파수 할당 검토 발언=신규사업자 육성의지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와이브로신규 사업자 선정을 주파수 재배치와 연계해 검토하겠다"며 "2.3GHz외에 기존 800MHz나 900MHz 주파수를 와이브로 주파수로 쓸 지 여부를 전파기획단과 상의해 검토하겠다. 어떤 조건으로, 어떤 대역으로 하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달리 검토할 수 있다. 누가 하느냐 보다는 우리가 사업자 진입 조건을 먼저 검토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와이브로용은 하나로텔레콤이 2004년 반납한 '2.3GHz' 와이브로 주파수와 용도가 미지정된 '2.5GHz', LG텔레콤이 2006년 IMT-2000 사업을 포기하면서 반납한 '2GHz'(2110~2130MHz) 같은 고주파 대역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정부 방침은 800MHz나 900MHz 같은 저주파도 와이브로용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이브로 전문가들은 저주파수도 와이브로로 쓸 수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보편적이지 않아 장비나 단말기 가격이 비싸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주파수는 대역이 좁아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데이터와 음성 모두를 커버하기 어려울 것으로도 본다.

케이블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2.5GHz를, 한국이 2.3GHz를 하는 등 와이브로에 더 적합한 주파수는 고주파수"라면서도 "정부가 800MHz 같은 저주파수를 와이브로용으로 언급한 것은 기존이든 신규든 와이브로 사업자가 (투자할) 의지가 있다면 우량 주파수도 함께 줘서 DBDM(듀얼밴드듀얼모드)서비스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와이브로에 음성탑재가 허용돼도 전국을 커버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동전화와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 한다는 것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와이브로 사업자에게 800MHz를 준다면 데이터 통신의 특성상 많은 대역폭을 줄 수 밖에 없어 800MHz를 독점하면서 복합망(2G+3G) 전략을 펴고 있는 SK텔레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800MHz를 언급해 KT에 비해 와이브로 투자에 소극적인 SK텔레콤을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800MHz 와이브로용 재배치 가능성에 통신업계 '긴장'

800MHz 등 우량주파수를 와이브로용으로 할당할 수 있다는 정부 발언은 SK텔레콤외에도 모든 통신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은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투자나 통신비 인하를 견인하지 못하면 800MHz 주파수 상당수를 회수당할 가능성이 크며, 안정적인 3G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2GHz 대역의 추가 할당도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3G서비스를 위해 20Hz대역폭(2130~2150MHz)을 쓰고 있는데, 2천200만명의 전체 가입자가 3G로 전환하기에는 부족하다.

KT나 KTF도 정부의 와이브로(신규사업자)와 후발사업자를 우대하는 주파수 회수 재배치 방침이 걱정이다. 800MHz 등 우량주파수를 내년 중 신규·후발사업자에게 우선 배분한다고 했는데, KT와 KTF 합병을 고려했을 때 저주파수 확보가 난관에 부딛힐 가능성이 있다. 경쟁사들은 합병인가 조건으로 주파수총량제 도입을 주장할 태세고, 합병시 와이브로에 음성이 허용돼도 시너지가 크지 않다.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도 부담이긴 마찬가지다. LG텔레콤은 비용효율적인 800MHz 주파수를 할당받아 4G로 가려는 데 새로운 경쟁자(신규 와이브로 사업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1.8GHz 대역의 2G 주파수만 가진 LG텔레콤은 LG그룹내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위해 2.3GHz 대역도 관심이다. 2.3~2.4GHz 대역은 4G 세계 공통 대역으로 선정됐는데, 이 마저도 신규 와이브로 사업자와 경쟁해야 할 상황이다.

◆와이브로로 제4 이통사 출현할 까…로밍 등 지원 필요

이명박 대통령은 방통위 업무 보고에서 "가계 통신비 지출이 너무 많다는 국민 여론이 있으니 업계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낮출 수 있도록 경쟁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방통위는 통신시장 경쟁활성화의 축으로 재판매(MVNO)나 간접접속보다는 와이브로 신규사업자 선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경쟁 촉진은 (투자)중복 문제와 같이 갈 수도 있다. 경쟁을 촉진해서 발생하는 문제 보다 경쟁을 촉진해서 보는 효과가 더 크다"며 와이브로 신규사업자 선정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당장 와이브로 장비업체인 포스데이타 주가가 10%이상 치솟는 등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2004년 사업자 선정이후 국내에서는 와이브로가 5년동안 활성화되지 않았다가 드디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데이타는 10월 자사 장비가 들어간 KT 와이브로 포항 개통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이나 중국 등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와이브로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정책의지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케이블 업계 고위 관계자는 "케이블도 무선(모바일)을 결합상품에 넣어야 하는데, 재판매(MVNO)로 할지, 와이브로로 할지 연구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재판매의 경우 통화료 장사여서 이통사가 기본료를 올리면 시장이 금방 죽을 위험이 있다"고 말해 와이브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터넷 업계 전문가는 "올 가을부터 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를 서비스하는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의 자회사 '클리어 와이어'에 구글과 타임워너가 투자했듯이 무선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와이브로를 들여다 보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가 와이브로 신규사업자에 800MHz 로밍 허용 등 통신시장에 실질적인 경쟁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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