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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방통위, 이통산업에 '엇박자'


휴대폰 업체, "누구 말에 따를지 답답"

"2012년까지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세계 1위 도약을 지원하겠다."(지식경제부)

"이통사간 보조금경쟁 수혜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마케팅 비용 줄이고 투자 늘려 달라."(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이동통신 산업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휴대폰 제조와 이통서비스는 이통산업의 두축으로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서비스와 제조를 잇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경부는 제조업체를, 방통위는 서비스 업체 등 소관 산업을 먼저 챙기느라 딴 소리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경부가 '이통산업 육성전략'을 마련, 휴대폰업체에 대한 강력한 지원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휴대폰 업체들은 보조금 축소, 위피 폐지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와 보조금은 결과적으로 외국산 단말기의 국내 도입을 억제하고, 휴대폰 판매 등 내수시장에 일조했던 정책들.

지경부의 휴대폰 산업 육성의지에도 불구, 정작 휴대폰업체 들은 이같은 위피와 보조금 정책의 결정권을 쥔 방통위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가 위피 폐지 검토는 물론, 최근 이통서비스 업체에 보조금 축소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대폰업체들은 내수시장 위축 및 외산단말기 공세 등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보조금이 줄어 내수 시장 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외산폰까지 도입될 경우 시장 지배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육성한다는데 …업계는 '죽겠다'

옛 정보통신부가 주관했던 정보통신 진흥과 규제는 정부조직개편 이후 지경부와 방통위로 나뉘면서 휴대폰업체는 IT진흥을 맡은 지경부에, 규제산업인 이통서비스는 방통위가 관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경부는 IT진흥책을 맡게되면서 휴대폰을 비롯한 이통산업 육성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윤호 장관은 취임이후 휴대폰 업체들과 수차례 간담회를 갖는 등 업계 의견수렴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휴대폰 생산량과 판매량을 크게 늘려 2012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35%를 달성하겠다는 1등 전략도 내 놓았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경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최근 이통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보조금이) 고용창출효과도 없으니 단말기 업체 좋은 일만 시키지 말고 투자를 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통사들이 과도한 보조금 등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등이 악화되면서, 이를 자제하라는 뜻으로 해석되나, 보조금 경쟁에서 휴대폰 업체만 이득을 본다는 식은 이통사만 고려한 논리라는 지적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정부에서 한쪽은 휴대폰 산업을 1등으로 키우겠다고 말하고 다른 쪽은 휴대폰 업체만 부당하게 이익을 얻은 것 처럼 얘기하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각자 맡은 산업군에만 유리한 정책을 가져가려 한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어 "과다한 보조금은 분명 문제가 되지만 휴대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며 "휴대폰 산업 전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위피 문제도 이통사들은 외산 단말기 도입을 위해 이의 '폐지'에 목소리를 내고, 방통위가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으나, 또다른 이해당사자인 휴대폰업체들은 목소리도 못내는 실정이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준비없이 위피 의무화가 폐지될 경우 업계의 혼란 뿐 아니라 애플, 노키아 등의 외산 서비스들이 이통시장 전체를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제조 따로, 서비스 따로 식 정부 정책은 단말기와 서비스 자체가 융합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실제 애플, 구글 등은 새로운 단말기와 함께 서비스를 내 놓으며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

이같은 애플, 구글 등의 전방위 공략에 대응, 업계는 물론 정부도 서비스와 제조를 잇는 이통산업 전체를 고려한 육성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과 산업발전을 위해 위피와 보조금은 제고돼야 할 사안"이라며 "무엇보다도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 시장 자유 경쟁을 이끌어내야 휴대폰 업체도 국내 시장에 값싸고 질 좋은 제품들을 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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