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UMPC, 'PMP 시대' 끝내나

이동 단말기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와이브레인은 지난 25일 40만원대 UMPC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고진샤 역시 TV 홈쇼핑을 통해 49만9천원짜리 UMPC를 내놓는다.

라온디지털과 성주컴퓨터, 이노웰 등의 UMPC 업체도 저가 경쟁에 동참한 지 오래 됐다. 또 1세대 UMPC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70만원대 센스Q1울트라를 내놓으면서 주머니 얇은 고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물론 소니, 후지쯔 등은 100만원대 안팎의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UMPC 대중화가 가속화될 경우엔 저가형 제품으로 확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형 단말기 주도권 UMPC로?

UMPC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이동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긴다"는 점은 PMP 기능과 중복되며, "인터넷은 물론 PC 기능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은 노트북PC와 겹쳐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100만원짜리 PMP'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하지만 UMPC가 가격 거품을 털어내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선 "PMP보다 똑똑한 디지털 단말기"라는 평가를 얻으며 PMP 진영을 위협하고 있는 것.

유연식 와이브레인 대표는 "동영상 콘텐츠 재생과 전자사전 기능은 물론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UMPC도 출시돼 PMP와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졌다"면서 "PMP 사용자들이 빠르게 UMPC로 넘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IDC PC 부문 권상준 연구원은 "UMPC나 PMP 모두 '컨버전스(융합)'라는 부분에서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다"며 "DMB 모듈이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탑재 유무로 기능을 구분할 뿐, 두 단말기를 굳이 다른 것이라고 갈라놓는것 조차 무의미해지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PMP 측 "쉽지 않을 껄"

UMPC의 선전 포고에 대해 PMP 업계에서는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와 봐"라는 입장이다. UMPC가 PMP 고유의 강점을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으리란 얘기다.

PMP 매출 1위 업체인 디지털큐브 측은 "휴대성 측면에서 UMPC가 PMP를 따라올 수 없다"며 "UMPC도 더 작아지겠지만, 그러면 PMP는 현재의 아이팟 터치 수준으로 작아지고 재생시간도 UMPC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UMPC가 가격이 떨어진 만큼 PMP 가격도 많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저가형 PMP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20만원대 초중반에서 30만원대에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기능에 지친 소비자들이 '동영상 재생용'으로만 용도를 제한해 사용하는 PMP에 오히려 더 매력을 느끼게 되리라는 주장도 있다.

빌립 측은 "학생들의 경우 동영상 학습이 가능하고 저렴하며 휴대도 간편한 PMP를 앞으로도 계속 선호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PMP 업체들 역시 장기적으로는 UMPC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큐브는 지난 2006년 독일 세빗(Cebit)에서 UMPC 시제품을 공개했고 코원은 아예 올 상반기에 UMPC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대해 한국IDC 권상준 연구원은 "컨버전스 단말기는 PC는 물론 PMP와 내비게이션, DMB에 전자사전까지 모두 결합한 프리미엄 제품이나, 초저가 단순 기능 제품으로 양분될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은 PMP냐 UMPC냐를 두고 고민하기 보다 자신이 쓸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UMPC와 PMP 가격 및 사양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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