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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용 단말기시장, 아직도 '동면 중'


달아오를 듯 하던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이 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시 예고됐던 제품들의 시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시장이 급속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7, 8월 중 출시된다고 예고됐던 제품들까지도 아직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관련업계는 경쟁 구도에 따른 무리한 제품 출시와 준비 부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7월 출시 예정 제품도 아직 '개발중'

전자책 시장은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이 내놓은 디지털콘텐츠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전자책 시장 규모는 825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전자책 콘텐츠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단말기들이 아직 '잠수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전자잉크 패널 전문업체인 네오럭스(대표 강우종)와 전자 콘텐츠 전문 업체인 디지나루(대표 노성우)는 일제히 7월 중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출시 예정일에서 3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완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먼저 출시 보도를 낸 디지나루는 시장 판매를 12월로 미루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교체 작업 때문이다.

디지나루의 '소리북(Soribook)'은 텍스트 파일 외에도 PDF와 워드 파일, 한글 파일 등 다양한 문서 파일 형식을 지원하는 단말기다. 소리북은 이 중 PDF 파일 재생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존 CPU 상에서는 파일을 화면에 띄우는 속도가 느려 보다 성능 좋은 Arm CPU로 갈아타게 된 것이다.

늦어진 이유는 또 있다. 중간에 터치스크린을 감압식에서 전자기 방식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가격도 기존 30만원 후반대에서 40만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노성우 디지나루 대표는 "단말기 문제만 신경쓰면 되는 게 아니다"면서 "사용자 매뉴얼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완성해야 하므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1월 말에서 12월 중반 사이에 제품이 출시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사양 너무 많아 그 때 맞춰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자패널 전문 업체 네오럭스는 7월 단말기를 선보였지만 '펌웨어 오류'가 발목을 잡았다. 예약자를 중심으로 수백대를 판매했지만, 소프트웨어 오류로 북토피아의 전자책 형식인 XML을 열어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솔루션 업체에 버그수정 요청을 했지만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현재 자체 개발 중이다.

네오럭스 양재용 부장은 "11월 말이나 12월 초 사이에 프로그램 개발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2월중에는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완성도도 보지 않고 출시 날짜를 잡았다"며 "좀 더 검증을 거친 후에 단말기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책 기기 시장, "성숙도 낮아"

가장 먼저 전자책 시제품을 내놓은 레인콤은 오히려 출시 시기를 늦추고 있다.

레인콤(대표 이명우)은 연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07과 지난 6월 열린 전자기기 전시회 SEK 2007에 연달아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제품 'book2'를 선보였다. 이미 제품 개발도 다 끝낸 상태다.

하지만 기기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돼 초기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출시를 보류하고 있다.

레인콤 임지택 이사는 "전자잉크 패널 가격을 봤을 때 기기 가격이 고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시중 소비자들이 전자책 파일을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제품을 살 것인가는 알 수 없다"며 시장에 보수적 시각을 보였다.

아직 콘텐츠 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다는 판단도 관망에 한몫했다. 임 이사는 "콘텐츠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 교보문고 등 다양한 업체와 콘텐츠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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