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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를 해임....얼라이언스시스템, 경영권 분쟁 '점화'


 

"차라리 대한민국에선 SW사업 안하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대기업 삼성SDS와 법정소송에 돌입,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조성구 얼라이언스시스템 사장이 돌연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회사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해임을 결의하고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해 버린 것. 그러나 조성구 사장은 이사직무집행정지 소송과 함께 주주총회 소집요구를 내고 맞서고 있다.

조성구 사장은 "이사로서 이미 자격을 상실한 사람들이 내린 부당한 결의"라며 "이번 이사회의 결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임 대표측은 "채권 회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비즈니스보다 소송에만 매달려 있는 대표를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라이언스시스템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 사외이사들, 전격 대표이사 해임 결의

얼라이언스시스템은 이미징 솔루션 개발업체다. 금융권 이미징 솔루션 시장에서 미국의 파일네트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고, 한 때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던 유망한 소프트웨어 중소기업. 지난해 8월 삼성SDS를 '사기죄'로 고소하고 1년넘게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한(?) 업체다. 부당한 가격인하 요구와 업무협약 위반, 그리고 자신들과는 300명 사용자용으로 제품을 받아가 최종 고객에게는 무제한용으로 공급했다고 주장하며 삼성SDS를 검찰에 고소한 것.

당시 조성구 얼라이언스시스템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한 중소기업의 미래는 없다"며 "이같은 부당한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 총대를 매겠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대한민국에서 SW사업 안하겠다"고 밝히고 '일전불사'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업체다.

삼성SDS와 법정공방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지검과 고검에서 잇딴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 현재 얼라이언시스템은 대검에 재항고한 상태. 이에앞서 지난 8월, 공정위는 삼성SDS에 얼라이언스시스템과의 또 다른 거래와 관련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삼성SDS가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황. 얽히고 얽힌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1월17일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등기임원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돼 임시 이사회를 소집, 조성구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하고 새로운 대표로 이병대 인젠트 사장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이미 새로운 대표이름으로 법인 등기까지 마쳤다.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등기임원은 총 11명. 이 가운데 이번 이사회에 참석해 대표이사 해임을 결의한 6명은 모두 사외이사들이다.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를 해임해 버린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이병대 신임 사장으로 교체된 상황이다.

이병대 신임 사장은 "얼라이언스시스템이 갚아야 할 부채가 있다. 이를 회수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국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채권회수를 위한 방법으로 대표이사를 교체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병대 사장이 말하는 부채란 얼라이언스시스템이 콤텍시스템으로부터 빌린 약 20억원의 채무. 콤텍시스템은 얼라이언스시스템의 주주사이면서 협력사다. 콤텍시스템의 남진우 대표는 얼라이언스시스템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결국 콤텍시스템이 얼라이언스시스템에 빌려준 20억원의 채무를 상환받으려 했지만, 얼라이언스시스템이 이를 갚지 않자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직접 경영에 참여하려 했다는 얘기다. 새로운 대표로 선임된 이병대 인젠트 사장은 콤텍시스템의 사외이사이며, 인젠트는 콤텍시스템의 자회사다.

그러나 조성구 사장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이번에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모두 얼라이언스시스템의 협력사 대표나 임원들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그들이, 우리가 삼성의 부당함에 맞서 싸우며 힘들어진 상황을 기회로 모든 것을 통째로 삼키려고 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임 대표측 관계자는 "비즈니스에 전력해도 모자란 판에 되지도 않을 소송전에나 매달려 있는 것은 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도 피해자다. 더 이상 피해를 계속두고 볼 수 없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 조 사장, "자격없는 이사들의 부당한 결의"

조성구 사장은 "콤텍시스템의 채무는 전환사채 10억원과 현금 대출, 그리고 이자 포함해 20억원이 조금 못된다"며 "돈을 떼먹겠다는 게 결코 아니다. 채무에 대한 책임은 절감하고 있다. 다만 그걸 회수하겠다는 방식이 너무 어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올 4월에 콤텍시스템은 그 채무를 모두 출자전환하기로 약속하고 협약서까지 맺었다. 그런데 지난달 갑자기 협약을 파기한다는 공문을 일방적으로 보내고, 회사 법인통장부터 주식, 집까지 모두 가압류처분을 했다"고 말한다. 조 사장은 또 "게다가 우리는 콤텍에 독점총판권까지 제공했다. 총판으로써 제품 공급을 통해 얻는 수익을 채무변제로 충당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협약을 파기하고 대표이사를 해임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현재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과 함께 임시주총 소집요구를 낸 상태다. 이사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약 6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주총을 통해 이번 이사들의 행위를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조 사장은 "이번에 이사회 참석한 이사들은 이미 이사로서 자격이 없은 사람들"이라며 "채무야 피할 수 없는 책임이긴 하지만, 부당한 대표이사 해임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얼라이언스시스템의 11명 등기임원 가운데 사외이사 6명은 콤텍시스템의 남진우 사장과 이번에 신임대표가 된 인젠트의 이병대 사장, 그리고 인젠트의 또 다른 임원과 미국인 개발자 3명이 포함돼 있다. 모두 얼라이언스시스템의 협력사이거나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미국 현지법인 직원이었던 인물들이다.

지난 6월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미국 현지법인 윈드파이어테크놀로지의 미국인 개발자 3명(모두 얼라이언스의 등기임원들)이 회사를 떠나 독립했다. 그들은 얼라이언스시스템의 이미징 솔루션 '엑스톰' 개발의 공로자들이었다. 조 사장은 국내 본사 상황이 좋지 않아, 미국 현지법인에 계속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제 국내에서 개발을 맡아도 될 것으로 판단, 그들의 독립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고생한 것도 있고 해서 그들에게 소스코드를 넘겨줬다. 독립해서 자기들만의 영업을 해보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세운 미국 회사가 알레로테크놀로지다. 그런데 그로부터 3개월쯤 지나고, 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알레로'란 이름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이 그것이다. 우리 엑스톰과 똑같은 제품인데 이름만 다른 제품인 것이다. 소스를 넘겨줬더니, 그걸 포장만 바꿔 국내 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겠다고 내다 팔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회사 등기임원으로서 할일인가"며 조 사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조 사장은 또 "더 기가막힌 것은 알레로의 국내총판을 맡은 업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알레로의 국내 총판을 맡은 업체는 스펜오컴. 얼라이언스와 총판계약까지 맺었던 협력업체이자 콤텍시스템의 자회사다.

"미국 연구법인의 인력과 짜고 독립시킨 후 국내 총판을 넘겨 받은 것이다. 정말 해도 너무한 일 아닌가. 이들은 이후 영업현장에서 음해성 루머를 터뜨리며 우리와 맞서고 있다. 우리가 수주한 프로젝트 고객에게 가서 '똑같은 제품이니 자신들의 제품으로 교체하자'고 하기까지 하고 있다."

조 사장은 "미국 알레로테크놀로지의 개발자 3명이 우리회사 이사다. 국내 총판사인 스펜오컴의 모회사는 콤텍시스템이고 콤텍시스템의 대표가 또 우리 이사다. 스펜오컴과 함께 알레로 영업을 뛰고 있는 인젠트 이병대 사장도 우리회사 이사다. 등기임원들이 회사를 고사시키려고 이런 부당한 행위를 했다면 이들은 모두 배임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 사장은 "그래도 처음엔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고, 또 콤텍시스템은 채권자였고, 오래된 협력사였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기대에 못미치자 갑자기 출자전환 협약파기와 함께 대표이사 해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해 버린 것"이라며 분개했다.

조 사장은 "조만간 금융권에서 농협과 국민은행 등 대형 BPR 프로젝트가 터진다. 힘든 소송전속에서도 어렵게 비즈니스 준비를 해왔는데, 회사가 어려운 틈을 빌미로 이 모든 것을 통째로 가로채보려는 비열한 속셈이다"고 주장했다.

◆ 내우외환에 빠진 국내 최고의 이미징 솔루션 업체

이와 관련 '알레로'의 국내 총판 스펜오컴의 김회주 사장은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알레로의 국내 영업에 법적인 문제는 하나도 없다. 다만 도덕적인 부분에서 일부 지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얼라이언스시스템과 파트너로 거래를 해오다 지금 재고물량만 20억원에 이른다"며 "얼라이언스시스템에 사실상 우리가 받아야 할 부채가 있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얼라이언스 조 사장은 비즈니스에는 영 관심이 없고 삼성과의 소송에만 매달려 있다. 이는 경영자로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김 사장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조성구 사장은 얘기는 다르다. 조 사장은 "우리에게 무슨 부채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스펜오컴이 부채라고 하는 것은 사실 삼성SDS한테 받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프로젝트 당시 우리가 스펜오컴에 제품을 주고, 다시 스펜오컴이 삼성SDS에 공급했다. 우리는 스펜오컴한테 대금을 받았는데, 스펜오컴은 삼성SDS에 대금을 못받은 것이다. 스펜오컴은 회계법인을 통해 삼성SDS에 채권추심까지 받아놓고서, 어떻게 우리한테 빚이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회주 스펜오컴 사장은 "삼성과 소송에 매달리는 바람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입게 된 재고이자 피해인 셈"이라며 "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이같은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현재 얼라이언스시스템의 대표이사는 교체된 상황. 그러나 6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조성구 사장이 이사직무집행정지 소송과 함께 주총소집을 요구해놓고있어, 최종 결과가 어떻게 판가름날지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조 사장은 "비즈니스를 왜 안하나. 삼성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가 힘든 것은 맞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반기 들어 프로젝트 수주도 하나 둘 하고 있다. 올 연말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직원들은 힘들게 밤샘작업까지 하며 준비를 하고 있다. 오히려 비즈니스를 방해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묻고 싶다"며 "소송에만 매달린다고 하는데, 법무법인까지 소개해주고 적극 독려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중소기업에 부당한 횡포를 일삼는 대기업보다, 그러한 행위를 쉽게 현실로 인정해버리는 중소기업 스스로가 더 큰 문제"라며 "혹시 이번 일로 나 혼자 길거리에 나앉는 한이 있더라도, 삼성과의 싸움은 개인자격으로라도 계속해 내 싸움이 틀리지 않았음을 밝힐 것이다. 이미 각오는 돼 있다. 또 국내 최고의 이미징 솔루션도 끝까지 지켜낼 것이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신임 대표측은 법적 정당성과 함께, 채권회수를 위한 절박함에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내우외환에 빠진 국내 최고의 이미징 솔루션 업체 얼라이언스시스템의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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