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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순 로커스 사장, "어처구니없는 오판, 엎드려 사죄"


 

"눈덩이 처럼 불어난 이자, 사재를 털어서라도 지키고 싶었다...한때 버블로 보유주식가치 상당했으나 담보제공된 상태...."

로커스 김형순사장이 530억원 규모의 대규모 분식회계를 시인한 뒤 회사홈페이지를 통해 사죄의 말과 입장을 밝혔다.

김형순사장에 따르면 로커스는 지난 2000년부터 통신장비 분야 시장과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상당액의 부실매출과 가공매출이 발생하자 개인 대출자금으로 이를 메우고 급락한 회사주식을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이를 숨기기 위한 분식규모가 결국 530억원까지 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회사를 지키고 싶었고 부실화된 로커스를 지주회사제로 전환, 직접 맡아 회생시키려 노력했으나 당시의 어처구니 없는 오판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며 참담한 심경과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형순 사장은 개인 주식도 담보제공된 상태여서 주주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특단의 방안이 없다는 뜻을 내비쳐 로커스의 회생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예고했다.

다음은 로커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김형순 사장의 '주주님께 드리는글' 전문.

주주님 여러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1990년 창업 후 10년을, 1년 365일 출근하면서 어느 정도의 로커스를 이루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만, 저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통신 장비 분야의 시장과 실적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일정규모 손익 유지를 위하여 상당액의 부실 매출 또는 가공 매출이 발생하였고, 또 주가가 무서운 속도로 급락하던 시기에 회사에 주식 투자 손실이 대거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 대출자금으로 이러한 부실 매출과 가공 매출을 메우고 회사의 싼 주식을 비싸게 사주기도 하여 손실을 보전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나름대로 회사의 이익 지키기에 노심초사하였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방법이었지만, 당시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회사를 망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는 심정이었으며, 비록 대출금일지언정 사재를 털어서라도 회사를 지켜낸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 신용 대출로도 가능했었던 일이었기에 단기간 내에 다시 복구 시키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만, 계속 단행한 구조조정을 포함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다시는 오르지 않았으며 이자는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2002년에 시작하여 어렵게 2003년 말에 단행한 회사의 인적 분할로 기존 사업 부문(분할 당시 로커스테크놀로지스, 현 인티큐브)만 완전한 클린컴퍼니로 만들어 현 경영진이 모든 부담을 털어버리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였고, 재무적 위험 요소가 가득한 부문을 지주회사화 하여 제가 직접 맡아 어학학습기 사업과 중국의 학원 사업 그리고 중국의 신규 모바일 컨텐츠 프로젝트로 회생시키려고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였으나, 결국 오늘과 같은 형언할 수 없이 죄송스럽고 참담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주주님들께, 임직원, 채권 금융기관, 감독 및 관리기관, 그리고 벤처 산업에 종사하시는 수많은 분들께 엎드려 마음 깊은 곳에서의 사죄 말씀 올립니다.

참으로 저의 자만 가득한 어처구니 없는 당시의 오판을 어떻게 설명해 드려야 할지 제 자신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제 빚과 죄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주님 여러분, 한 때의 버블로 저의 개인 주식가치가 상당한 액수에 이르기도 하였으나, 저는 아직도 주식을 팔아 돈을 제 주머니에 넣어 본 일이 없습니다.

주주님 여러분, 저희가 오늘 정정 신고하게 된 530억원도, 저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여진 일은 일체 없습니다만, 역시 버블의 오판에서 비롯된 저의 잘못된 오만의 결과일 수 밖에 없고, 수 많은 분들께 손해와 실망감을 드림에 대하여 다시 또 엎드려 엎드려 사죄를 구하는 바입니다.

제게 주어지는 벌은 달게 받아야 하겠지만, 마지막 가진 제 주식 조차도 담보 제공된 상태에서, 주주님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어떤 방안도 특별히 드리지 못하는 허망한 상황임이 너무나도 죄송스럽습니다.

주주님 여러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05년 10월 25일

김 형 순 올림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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