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관기관들이 지난해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해 눈총을 사고 있다.
29일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공시하는 알리오시스템에 따르면 공기업 공공기관 중 증권예탁결제원이 직원 평균 연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준정부기관인 결제원의 임금은 1년만에 9.8%가 증가해 무려 9천6774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위인 산업은행이 1.9% 증가에 그친 사이에 1위 자리를 너끈히 차지했다.
3위인 코스콤도 9천1850만원에 달해 증권 관련 공공기관 두곳이 나란히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꼭 이들 기관만 이렇게 많은 임금을 받은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들 공기업의 최대주주인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있다. KRX는 공기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알리오 공시에는 빠져 있다.
하지만 KRX의 임금수준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KRX는 지난해 임금으로 약 903억원을 지불했다. 여기에는 급여 외에 제수당, 상여금, 연차보상금, 급식비, 복리비, 체육비가 포함된다. 총 723명의 1인당 수령액은 지난해말 기준 1억1천154만원에 달한다.
물론 여기서 이사장과 상임감사 본부장 본부장보 등 임원 급여 19명을 제외해야 겠지만 결제원과 코스콤 수준의 임원 급여에 해당하는 약 70억원을 제외한 직원 평균 급여는 약 1억6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밖에 KRX는 144억원을 직원 주택매입 및 임차대금으로 제공 중이다.
기관장과 감사 이사 등의 연봉에서도 이들 기업은 대부분 최상위권이다.
결제원은 지난해 사장 연봉을 무려 20%나 올려 4억7천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KRX이사장의 경우 정확한 임금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국책은행 이상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이 양호한 실적은 낸 점은 긍정적이다. 결제원의 경우 지난해 무려 921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코스콤 역시 2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RX는 무려 1천56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과연 이같은 실적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혁신노력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KRX와 결제원은 증권거래시 일정액씩 지불되는 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한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며 이들 기업의 수익도 급증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코스콤의 경우 거래소로 부터 받은 전산위탁과 정보판매 SI 등을 수입원으로 한다.
KRX는 증권거래체결을, 코스콤은 증권선물 전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결제원은 주식 명의개서, 실물보관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일반인들로서는 통상 증권사를 대할 뿐, 이들 기관의 역할을 느끼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거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수입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철밥통 수익원 가지고 각종 비리 연루
문제는 최근 신규증권사 허가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펼치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관들은 사실상의 독점 기업으로서 고정된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이 발달하면 할 수록 이들 기관의 수익은 경쟁없이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국책은행들이 고임금에 대한 여론의 질타를 맞고 기관장 연봉 삭감과 함께 직원 임금도 소폭 상향에 그친 반면, 이들 기관은 거침없이 임금을 올린 점은 더욱 대조된다.
게다가 이들 기관들은 최근 감사원 금융위원회로 부터 부적절한 예산 사용 등의 지적을 받고 검찰의 수사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제원은 감사원 감사서 신입사원 비리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됐고 골프장에서 이사회를 여는 등 무분별한 예산사용이 지적돼기도 했다.
코스콤은 지난해 부터 비정규직 파업 홍역을 겪으면서도 정직원들은 이같은 고임금을 받고 있었다.
KRX도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나친 골프 접대비 사용 등의 문제가 지적돼 자체 징계와 재발방치책을 요구받은 상태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의 경영실태에 따라 기관장과 임원 직원들의 급여를 조정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이들 기관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