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결합상품의 규제완화 효과에 대한 '정량적 조사'가 정기적으로 필요하다는 국회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 국제전화 식별번호 조작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중인 통신망 고도화 계획은 적재적소에 투자하기 위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처장 임종훈)가 16일 발간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에서 이같은 분석이 나왔다.
조사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대비해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자료집을 발간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서 망라된 145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결합상품 경쟁상황 정기평가 필요
방송통신위원회 관련 정책의 경우 통신 결합상품 관련, 규제완화의 효과가 있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가격설정 등에 따른 경쟁상황 악화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사처는 2007년 7월 결합상품 허용 등 결합상품 규제완화로 인해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절감과 다양한 상품조합을 통한 수익성 증가의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인하 효과 및 편익증가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약탈적 가격설정으로 통신시장의 경쟁상황이 악화될 수 있으며, 해지 전환 비용의 발생으로 인해 선택권이제한 될 수 있고, 단일상품 이용자에 대한 가격불평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초고속인터넷과 IPTV 및 인터넷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출시에 따라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져 이 같은 피해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 5월 현재 결합상품 관련 피해는 전체 피해구제 사건 375건 중 33.3%(125건)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지관련(44건) 피해가 35.2%를 차지, 한 상품의 품질문제로 전체 상품을 해지하고자 할 때 다른 상품까지도 위약금이 부과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약정불이행 피해 역시 18.4%를 차지해, 가입시 약정한 사은품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의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통신요금 수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결합상품 규제완화 효과에 대한 정량적 조사가 정기적으로 행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전화 식별번호 조작 대책 필요
조사처는 국제전화 식별번호 표시정책 역시 발신번호 조작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전화 식별번호 표시란 휴대전화로 국제전화가 걸려올 때 액정화면에 국제전화임을 알 수 있도록 특정 식별번호를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KT는 001, LG데이콤은 002 등 사업자별 식별번호가 발신번호 앞에 붙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화 금융사기에 이용되는 국제전화는 대부분 중국이나 대만 등 해외에서 우회경로를 이용한 인터넷전화를 통한 것으로, 발신번호 표시가 불분명하거나 기술적으로 발신번호 조작이 가능하다.
검찰이나 경찰로 위장한 후 발신번호 창에 ‘발신 02-753-0112 경찰 사이버대응팀’으로 표시되도록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사례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조사처는 이에 따라 발신번호 조작행위를 제어하기 위한 기술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며, 국제전화 식별번호 표시정책 대상사업자를 확대하는 한편 실효성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식별번호 표시를 해야 하는 사업자는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온세텔레콤, SK텔링크 등 5개 사업자다.
조사처는 또한 발신자 표시 서비스가 보편적 서비스가 아닌 사용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발신자 표시 서비스를 사업자가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방식 등 이 서비스를 받지 않는 사용자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망고도화 계획 비현실적
조사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012년까지 1천400만 가입자에게 광대역서비스를 제공하고 대도시 위주로 초광대역 가입자망(Giga)을 구축해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통신망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해 필요성과 목표, 투자계획, 효과 설정이 비현실적이가나 무리하다고 지적했다.
조사처는 중장기발전계획 실행의 전제조건으로 이 망이 구축되면 국민의 편익이 증대되고 사업자의 수익이 늘어나며, 관련 산업 및 국가경제발전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망고도화와 다양한 서비스 개발, 장비 등 하드웨어 산업이 동시에 육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사처는 또한 방송통신위의 기대처럼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려면 망고도화 투자에 이은 신규서비스 활성화가 필수적이지만, 네트워크의 고도화만 설명할 뿐 관련 서비스나 콘텐츠 개발 밑 공급계획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불어 네트워크 장비를 제외한 백본망과 가입자망의 핵심장비는 외산장비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망고도화 정책이 외국 업체에만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조사처는 방송통신위와 행정안전부의 업무조정 미흡으로 ‘중장기 발전계획’의 주관부처가 명확히 어느 부처 또는 산하기관인지 명료하지도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