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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선수 빼앗겼을 뿐, 표절 아니다"


새 네이트 초기화면 표절 논란, SK컴즈 한명수 이사 인터뷰

네이트닷컴과 엠파스의 통합 포털 '네이트'가 오는 28일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구설수에 올랐다. 바로 '베끼기' 논란이다. 새 사이트의 초기화면이 네이버와 비슷해 표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네티즌들 사이에 돌고 있다.

네이트의 새 초기화면은 한 블로거가 올린 출처 불명의 이미지가 떠돌며 '네이버와 똑같다'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회사 측은 작업 진행 중이던 시안이 광고주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실제로 웹에 떠돌아 다니는 새 네이트 초기화면은 확정안과 다르다. 확정안이 더 네이버와 흡사하다.

네이버와 유사함에도 현재 시안으로 계속 진행한 이유에 대해 그는 "딜레마가 있었지만 이용자 편의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포털 초기화면이 예전에도 거의 똑같았는데 네이버와 비슷한 게 그리 큰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비슷하긴 하더라.(웃음) 12월에 네이버가 새 디자인을 발표했을 때 어땠나.

"깜짝 놀랐다. 당시 현재 시안을 실험하는 단계였는데. 내부에서도 베낀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니까. 대표이사도 '김 빠지고 속상하다. (네이버와) 달라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개의치 말고 진행하던 대로 가자고 했다. 디자이너들에게도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베낀 건 아니지만 인터넷 서비스가 그런 면이 있다. 다른 포털의 댓글 메뉴를 보면 '우리를 베꼈잖아' 싶은 것도 있다. 포털은 서로 서로 비슷한 걸 시도하면서 진화한다. 1년 간 준비한 걸 바꿀 순 없잖나. 논란거리가 되더라도 용감하게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자고 해서 이렇게 왔다."

- 진행하면서 영향 받은 게 없었나.

"물론 고민이 있었다. 차별화와 이용자 편의 사이에 딜레마가 있었다. 그러나 비슷하다는 얘길 듣기 싫다고 콘텐츠 이용에 불편이 있어선 안 된다. 디자인이기 이전에 사용성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 네이버의 디자인을 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비슷할 수 있는 이유는 뭔가. 포털 초기화면 디자인에도 '사조'가 있는 건가.

"정보 습득 패턴의 우선순위가 생겼기 때문에 그렇다. 초기에는 온갖 잡다한 게 혼재돼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이용자들이 성숙해져서 '이건 커뮤니티형 콘텐츠구나' 'UCC구나'하는 인식이 생겼다. 파란(www.paran.com)도 우측에 로그인 메뉴가 있고 2단 구성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접근 방식이 비슷하다."

- 네이트 로고는 이번에 바뀌나. 싸이월드도 나중에 이 같은 대형 개편을 단행할 계획인지.

"지금 로고가 '개구리 왕눈이 발 같다' '오래된 느낌이다'는 의견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휴대폰마다 지금 네이트 로고가 다 찍혀 있어서 힘들다.(웃음) 최소 6개월은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다. 싸이월드는 바꿀 이슈가 없다. 검색포털과 뉘앙스가 달라서 지금 상황에서 문제 없다."

- 디자이너로서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있을 것 같다.

"갭(gap)이 크다. 시장 1위 업체(네이버)의 배너 광고 사이즈가 커지면서 광고주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싸이월드의 UI가 좀 흐트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시장의 요구에 잘 맞추는 게 실력이다. 단순히 내 취향과 내 철학으로 만드는 디자인이 아니니까. 네이트는 이용자가 1초 안에 '검색 포털이구나'라고 느끼면 성공인 것이다. 만들고 검증받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안 따라오면 그 괴리를 빨리 줄여야 한다.

싸이월드가 검색포털보다 감성적인 성격이기에 표현욕을 충족하는 데는 낫다. 나름의 브랜드를 가져가기 위해 일부러 갭을 만들면서 리드하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세게' 가는 거다. 예전에는 사람들의 행태를 존중하지 않고 멋부리며 '이 정도는 따라와야지' 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할수록 두렵다."

- 앞으로 포털 디자인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미래에는 더 개인화, 고도화될 것이다. 메인이 하루에도 콘텐츠에 따라 로그인 방문자 성향에 따라 바뀌는 방식으로. 그러나 무조건 획기적이라고 잘 되는 건 아니다. '아이구글'이 개인화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별 효과가 없는 것은 너무 앞섰기 때문이다.

우리도 싸이월드 '홈2'에서 '피맛'을 봤는데 이 정도면 이용자가 따라올 거라고 봤지만 너무 앞섰다. 유저 80%의 사용 패턴이 무르익었을 때 호흡이 된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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