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디스크 수술로 2주일 동안 분당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던 남중수 KT 사장이 14일 오전 분당 KT 본사로 출근했다. 완쾌된 게 아니어서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사내 긴급 현안만 챙기고 있다.
남 사장의 출근으로 경영 공백은 없어졌지만, KT와 KTF는 조용한 가운데 뭔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검찰 수사 마무리에 맞춰 미뤄뒀던 경영 현안들에 대한 대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10월 30일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 지 관심이며, KTF 노사 임금단체 협상, 11월 말부터 시작되는 그룹 정기 인사, KT-KTF 합병 등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30일 정기이사회 개최...11월 말 정기 인사는 어떻게?
10월 31일 2분기 실적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KT 정기 이사회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고, KTF 납품비리 의혹 사건 이후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열 지도 미지수지만, KT 이사회에서 뭔가 특단의 대책이 나올 지 관심이다.
정기 인사도 언제,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KT와 KTF는 지금까지 10월 말까지 부서별로 1차 업무성과를 평가한 뒤 11월 중순까지 회사에 제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임원들을 평가한 뒤 11월 말부터 12월 1일자로 순차적으로 임직원 승진과 전보 인사를 발령해 왔다.
올 해는 악재가 많았던 만큼 내부를 추스리려면 인사를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평가기준을 담은 문서가 실무에 배치되지 않는 등 예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60여명에 달하는 KTF 임원들은 백의종군 자세로 회사를 구하기 위해 일괄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회사측 요청으로 연기됐던 KTF의 2008년 임단협도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고민은 경영·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실적악화 대안은 합병?
정기 인사 문제도 현안이나, 근본적인 고민은 KT그룹의 경영구조나 지배구조를 어떻게 선진화할 수 있을 까 하는 점이다.
KT는 지난해 11월 올해 매출 12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5천억원을 제시했다가 지난 7월 매출 11조9천억원, 영업이익 1조2천억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내년도 영업이익이 4천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돼 사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T 매출에서 기존전화(PSTN)는 절 반 정도 차지한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발신하는 것(1조6천억원) 포함 5조800억원에 달하는 것.
유선전화간 통화량이 매년 10% 이상 주는 것과 함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대중화되는 내년에는 급속한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IPTV나 와이브로가 당장 매출 효자 상품이 되기도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KT는 작년 12월부터 권행민 KTF 대표이사를 KT 그룹전략CFT(Cross Functional Team)장으로 임명해 KT-KTF 합병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로 합병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KT그룹 내외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문경영인 체제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KT는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 등으로 부터 수차례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지만, 정작 회사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KT 관계자는 "KT는 민영화된 기업인데, 아직도 공기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이 가능하고 위기관리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 출신 구본철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 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신 정부 개혁과제 중 하나가 공기업 민영화이며, 성공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 과거 우리나라는 기아사태처럼 주인 없는 형태로의 민영화 방식에 교훈을 얻었는데 통신분야서 민영화하고 성공한 데가 있나?"라고 물었다.
구 의원은 이어서 "KT의 경우 고용인력이 민영화 이후 매년 200명 정도에 불과해 고용창출 측면에서 민영화 실패 아닌가"라면서 "회사 발전은 나의 이익과 회사 이익이 같이 가야 한다. 주인없이 된 뒤 일치하지 않아 기대만치 민영화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