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방송통신사업자가 텔레마케팅(TM) 업체를 이용할 때 고객 정보를 이용함에 있어 서비스를 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정도의 당위성이 있지 않는 한 다시 한번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못박았다.
방통위 개인정보보호과 이훈식 사무관은 텔레마케팅 업체 등을 대상으로 7일 개최한 '텔레마케팅 관련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설명회'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게 된 목적 외에 다른 서비스를 광고하려는 등 기타 목적으로 동의 없이 고객의 정보를 이용하면 안 된다"며 "이를 어길 경우 오는 12월에 시행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따라 매출액의 1% 이하 과징금 부과 및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 회사는 본사가 모든 텔레마케팅 업무를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텔레마케팅 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기는데, 이때 해당 업체에 본사가 갖고 있는 고객 개인정보를 넘겨주게 된다.
방통위는 이 때 ▲제공받는 자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이용목적 ▲제공하는 개인정보 항목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등에 대해 반드시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원처리나 A/S 등 이용자의 서비스 향상 등을 위해 외부기관에 업무를 위탁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제3자가 아닌 위탁업체로 규정, 이용자에게 고지만 하면 된다.
TM의 경우 제3자로 보느냐, 위탁업체로 보느냐 논란이었지만, 사실상 제3자로 규정하게 된 것.
이훈식 사무관은 "정확히 어떤 업체를 제3자로 보느냐, 아니면 제3자가 아닌 위탁업체로 보느냐는 문제는 사례별로 구분할 수밖에 없고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다만 제3자가 아닌 위탁업체로 인정되는 경우는 엄격한 기준에 따르며, 제휴 카드 발급 등 제휴 업무를 위한 TM을 하기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4가지 항목에 대해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통신회사들이 추진하는 컨버전스형 상품 판매가 위축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또 이용자가 가입을 해지하는 등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목적이 완료된 경우는 즉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사무관은 "사업자 입장에서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시 필요한 성명, 주민번호 등을 12개월 간직해야 하거나 국세기본법에 의해 요금납부내역 등을 5년간 보존해야 하는 등 가입 해지자라고 해서 무조건 정보를 파기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며 "정보통신망법에서 말하는 파기란, 해지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곳에 이용할 수 없도록 가입고객 데이터베이스(DB)와 분리해 따로 보관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TM 업계, "TM의 마케팅적 요소 고려하지 않은 결정"
황규만 한국컨택센터협회 사무총장은 "규제가 훨씬 엄격해졌다"며 "그 동안 TM을 함에 있어서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문제는 모호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 모호하던 부분을 모조리 불법으로 규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TM의 마케팅적인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방통위 조영훈 개인정보보호과장은 "TM의 마케팅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며 "정보통신망법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결합상품과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전에 가입한 고객 개인정보 이용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과 같은 회사의 전화를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결합상품을 소개하려고 전화하는 경우는 광고일 수도 있지만, 고객에게 혜택을 알리는 차원이기도 하다"며 "이 외에도 업종마다 상품체계가 다른데, 광고와 혜택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황규만 사무총장은 "KT나 SK텔레콤을 예로 들면, 정보통신망법 이전에 가입한 고객이 2천만명 정도 되는데, 이 고객들에게도 전부 동의를 따로 받으라는 것인가"라며 "그 많은 고객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는 절차가 가능하다고 보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조영훈 과장은 "결합상품 등 제3자와 위탁업체의 경계선 사이에 있는 모호한 부분에 대해선 판례도 없고, 지금 당장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많은 논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과장은 또 "예를 들어 SK텔레콤 가입자가 SK텔레콤에 가입한 이유는 휴대폰을 사용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요금 납부를 위해 전화를 걸어 계좌번호를 물어보는 등 휴대폰 사용과 관련한 필수불가결한 목적으로는 개인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광고를 하려고 한다든지 하는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