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LG텔레콤이 요구한 800㎒ 주파수 무료 로밍 요청에 대해 하반기 주파수 회수 재배치 계획을 세울 때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이달 23일 열릴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통위의 결정은 800㎒ 로밍에 대한 정책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당분간 800㎒ 로밍은 전기통신사업법대로 사업자간 자율협상에 따른다는 걸 의미한다. SK텔레콤이 원하지 않는다면 800㎒ 주파수를 LG텔레콤에게 로밍해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방통위 결정과 별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은 남아있다.
공정위는 지난 2월 15일 정통부 협의요청에 따라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M&A에 대한 경쟁제한성을 심사, 조건부 인가하는 대신 ▲결합판매제한 ▲800㎒ 공동사용(로밍)▲(시정조치)매분기 이행보고▲2011년 6월말 이후 시정조치 재검토 등 4가지를 시정조치했다. 시정조치에 더해 이행여부를 감시하는 '이행감시자문기구'도 운영키로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에 '타 이동통신업체의 800㎒ 주파수 공동사용(로밍) 요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에대해 SK텔레콤은 "800㎒ 로밍 문제는 하나로텔레콤 기업결합과 무관하다"면서 이의를 신청했고,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 지를 23일 전원회의에서 정한다.
같은 사안에 대해 두 규제기관이 판단하는 만큼, 방통위가 결정을 '유보'한 것은 공정위에 운신의 폭을 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800㎒ 로밍에 대한 판단 유보는 접속료나 주파수 회수 재배치 등 큰 틀에서 유효경쟁정책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지만 공정위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회의에서도 공정위 결정과의 관련성이 지적됐다.
형태근 위원은 "공정위의 합병인가 조건과 관련 사업자가 불복한 것으로 아는데, 공정위도 한 정부 안에 있다는 의미를 보고 2011년까지 주파수 회수 재배치 계획의 큰 방향을 정하니 그 때 쯤 해서 공정위와의 이야기된 뒤 (로밍 정책을 결정) 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이경자 위원은 "하나로텔레콤 정보유용 사건의 경우 우리 해석과 공정위, 경찰의 해석이 유용이냐, 도용이냐 유출이냐 등으로 다르다"며 "시장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맞다"고 했고, 이병기 위원은 "공정위까지 생각할 때 그런 부분이 좀 더 부드럽게 조정되는 부분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공정위가 23일 800㎒ 로밍 원칙을 바꿔 SK텔레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의 이의 신청을 '인용'할 경우 '타 이동통신업체의 800㎒ 주파수 공동사용(로밍) 요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시정조치는 빠지게 되고 800㎒ 로밍에 대한 정책권은 온전히 방통위 몫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SK텔레콤의 이의신청을 '기각'한다면 복잡해진다. 공정위와 SK텔레콤간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방통위가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과정에서 800㎒ 로밍 정책을 정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놓든 우리 논리대로 검토한다"며 "방통위는 다른 정책적인 것도 고려할 수 밖에 없겠지만, 우리는 시장의 경쟁상황에 집중해 800㎒ 로밍 문제를 다룬다. 방통위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예전과 사람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SK텔레콤의 이의신청이 '인용'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