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방통위, 이동전화 과금체계 놓고 충돌?

감사원-방통위, 이동전화 과금체계 놓고 충돌?

감사원 "과금체계 불합리" 지적 ↔ 방통위 "정치적 의도" 반발

감사원이 12일 옛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정책본부와 통신위원회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재 10초당 과금되고 있는 과금체계에 문제를 제기하자,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회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둘 다 반발하지만 방통위와 이통사의 입장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이동전화 요금인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감사원이 옛 정통부 요금규제의 적정성을 지적하는 자료를 내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감사원이 주장한 초당 과금 문제는 국제기준 등에 비춰 논란일 수 있지만, 이통사들의 원가보상률이 2006년의 경우 123~103%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이통사에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고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통신사업자 불공정행위 규제 실태'라는 제목의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공개했다.

이에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감사인원 7명을 투입해 통화료 과금체계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이통사들이 10초 단위의 과금 단위체계를 고수해 고객이 통화하지 않은 초단위의 통화량까지 요금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고객이 33초를 통화했을 경우, 나머지 7초도 통화한 것으로 간주해 40초(4도수) 통화금액을 받는 형식이다.

감사원은 "이통사의 10초 평균 요금은 대략 20원인데, 결국 고객은 한번 통화할 때마다 10원을 이통사에 그냥 헌납하는 셈이지만, 이통사업자간 상호접속료 정산을 위한 통화량 집계단위는 0.1초여서 고객대상 통화료 과금단위 역시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정책국 한 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자료는 지난 4월 통보받았는데, 갑자기 오늘 공개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관건은 1초당 과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과금체계 개선을 통해 인위적이고 강제적으로 이동전화요금을 내리는 정책을 쓸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감사원이 지적했듯이 대부분의 국가가 1초당 과금하는 게 아니라, 세계각국의 과금단위는 1초에서 10초, 심지어 1분까지 다양하다"며 "어제 저소득층에 대한 요금감면을 결정한 뒤 방통위는 일단 결합상품 출시 등의 효과를 보면서 요금인하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감사결과 처분을 요구했지만, 반드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KTF ·LG텔레콤도 공동 해명자료를 내고 "현행 10초당 단위 과금은 OECD 회원국 등 해외사례에 비춰볼 때 합리적인 과금체계"라며 "미국 버라이존의 경우 1분당 과금하는데도 저렴한 요금 수준을 유지하는 등 1초당 과금이 곧바로 소비자 요금 인하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또 "시내외 전화의 경우 3분, 1분, 30초 등 이동전화 10초 보다 더 큰 과금단위를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이동전화 업체별로 다양한 요금상품이 있는 상황에서 1초당 과금은 요금제의 전면개편을 야기해 소비자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통사들에 따르면 이동전화 요금은 10초당 요금이 20원 뿐 아니라, 9원~30원까지 다양해, 1초단위 과금 도입시 0.9원이 1원으로 1.7원이 2원으로 바뀌는 등 요금제 전반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에대해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감사원 감사결과의 핵심은 과금체계 개선이 아니라, 이동전화 요금인하 여력이 있음에도 이통사들이 요금을 인하하지 않고 낙전 수입 등 초과수익을 얻고 있다는 걸 지적한 데 있다"고 환영했다.

그는 또 "이통사들이 과금체계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을 문제삼으려면 OECD 국가들의 소비자 과금 단위뿐 아니라 상호접속 정산 통화량 집계 단위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