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적 사업자도 회계분리만으로 IPTV 사업을 할 수 있게 규정한 IPTV 시행령에 대해 케이블TV 진영이 크게 반발하는 가운데,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이 지난 18일 오후 개최한 'IPTV 간담회'에서도 업계간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은 지난 18일 정보통신공제조합회의실에서 방송통신위와 통신 및 인터넷·케이블TV 업계, 방송영상산업진흥원 등의 관계자들과 만나 2시간 남짓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청와대에서는 황철증 행정관, 장훈 비서관 등 4명이, 업계에서는 KT 심주교 상무, 하나로텔레콤 이상헌 대외협력실장, LG데이콤 박형일 상무, 이덕선 큐릭스 사장, 윤석암 tvN 대표, 김철균 (주)오픈아이피티비 대표, 방송영상산업진흥원 권호영 박사, 한국콘텐츠산업협회 김은종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6일 방통위 상임위원 정기회의에 비공개 안건으로 보고한 'IPTV법 시행령'에 대해 청와대가 의견수렴에 나선 것.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한 관련 업계가 모두 참석해 시행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 융합정책과는 필요시 IPTV 시행령에 대해 공청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방통위에 보고한 바 있어, 청와대가 이날 의견 수렴이후 추가적인 공청회 개최를 유도할 지 주목된다.
◆케이블·인터넷 업계, 사업부문 분리 및 실질적인 필수설비 개방 '요구'
이날 간담회에서 케이블TV 업계와 인터넷 업계는 KT 등 지배적 통신사업자의 경우 IPTV 사업 진출시 회계분리 만으로는 부족하며, 필수설비가 실질적으로 개방되지 않으면 망없는 사업자는 IPTV 시장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경쟁을 강조한 법 취지와 달리 방통위가 시행령을 만들면서 IPTV사업이 설비기반 경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사업부문 분리와 ▲ 구체적인 필수설비 범위 명기, 필수설비 이용대가에 대한 정부 개입 및 필수설비 이용시 사업자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분쟁조정 절차를 명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참석자는 "케이블TV사업자가 사용하는 전주 사용료의 경우 KT가 갑자기 180원에서 870원으로 올렸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필수설비에 대해 사업자 간에 자율 협상하라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는 점이 설명됐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시행령 제정 조속히 해 달라"
하지만 통신업계는 대체로 IPTV 시행령에서 규제가 완화된 데 찬성표를 던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통신업계 한 임원은 "IPTV 시행령 마련과 관련, 일단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에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며 "대체로 케이블과 인터넷 진영은 망동등접근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통신 진영은 법규제정에 가속도를 붙여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주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KT를 비롯해 통신계 관계자들은 진입규제 완화에 대해 환영하는 한편 콘텐츠 동등접근 보장에 대해 말하면서 주요 프로그램을 고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줄 것과 IPTV 시행 시기 조기 도입 등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하나로텔레콤은 의무제공하는 실시간 채널을 50개 이하로 줄여달라고 건의했고, 망 동등접근 문제와 관련 통신업계에서는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방송사-케이블 업계, 콘텐츠 동등접근 강제 '우려'
이날 청와대 간담회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은 지난 14일 방송협회 명의로 방통위에 제출한 건의문을 통해 케이블 업계와 마찬가지로 IPTV 콘텐츠는 사업자간 자율계약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IPTV법은 IPTV사업자에 제공할 '주요 방송프로그램'을 고시토록 했으며, 시행령에서는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국민적 관심도 ▲프로그램 공급 제한으로 인해 해당 IPTV사업자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경우 등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이를 ▲'주요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법 제76조2의 '보편적 접근권' 규정에 따라 개별 프로그램 단위로 고시하고 ▲불공정 계약행위가 발생할 경우 방송법에 따른 방송분쟁조정위 심의를 거치도록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상파 방송사 정책팀 관계자는 "청와대가 IPTV의 한 당사자인 지상파 방송사를 빼고 간담회를 연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김현아, 강호성, 김지연 기자 hiim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