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46%,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18대 총선이 끝났다.
이번 총선으로 한나라당은 전체 299석 중 153석을 확보했지만, 친박연대와 친여(親與) 성향의 무소속 당선자까지 감안하면 국회에서 모든 상임위를 장악할 수 있는 절대 과반인 157석 이상을 무난히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로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살리기라는 'MB노믹스'의 원활한 추진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 국회에서 방송통신융합 과정에서 치열한 논란이 예상되는 미디어 분야와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융합IT 산업의 신성장 동력화라는 정책과제를 도맡아 챙길 전문 그룹은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17대 국회에서 IT와 미디어 분야, 방통융합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의원이나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출신 전문가 등 다수가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선 의원이 된 김형오 전 과기정위 위원장(전 인수위 부위원장), 4선이 된 김영선 의원(전 과기정위 의원), 재선에 성공한 서상기 의원(전 과기정위 의원), 변재일 의원(전 정통부 차관, 전 과기정위 의원),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이 된 이용경 전 KT사장 등은 18대 국회에서 범 정보기술(IT) 분야를 도맡아 챙길 전망이다.
미디어 분야에서도 심재철, 정병국 의원(이하 한나라당), 조배숙, 전병헌, 유선호(이하 통합민주당), 최구식 의원(무소속) 등 국회 문광위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18대 입성에 성공해 주목된다.
◆석호익, 김희정, 박형준, 정종복, 정청래, 손봉숙 등 통신방송 전문가들, 대거 고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거론됐던 석호익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한나라당으로부터 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무소속 이인기 후보에게 당선의 영광을 내주었다. 전체 투표의 74% 이상이 개표된 오후 9시까지도 두 후보의 표차는 수백표를 왔다갔다했다.
한나라당 강원도 동해·삼척에서 공천받은 정인억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역시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최연희 후보에게 밀렸으며, 당선이 활실시 됐던 이동통신요금 등 통신전문가인 김희정 의원(부산 연제)도 '친박연대' 박대해 후보에게 눌려 충격을 줬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위원을 지내며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정책의 큰 그림을 그렸던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부산 수영)도 낙선하고 말았다. 당초 박 의원은 한나라당의 필승카드로 구분됐지만 '친박무소속연대' 팻말을 달고 나온 유재중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이재오, 이방호 의원과 함께 친이 3인방으로 불리던 정종복 의원(경북 경주) 역시 공천 역풍으로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에게 패했다.
박 의원과 정 의원의 탈락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방송통신 및 미디어 정책 전반에 대한 추진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통합민주당에선 문화관광위 및 방통특위에서 활약한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막판 '막말 발언파문'을 극복하지 못하고 금배지를 내놓았으며, 같은 당 노웅래 의원(서울 마구갑)도 인수위 수석 부대변인을 지낸 강승규 후보와 접전을 겨루다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방송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통합민주당 서울 성북갑 손봉숙 후보 역시 낙선했다.
◆김영선 의원, 방통미디어위원회 위원장으로?...서상기, 변재일, 류근찬, 권선택 의원도 '주목'
방송통신 전문가들이 대거 국회입성이 좌절되면서 향후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설립될 '(가칭)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는 일대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예상된다.
그동안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부를, 문화관광위원회가 방송위원회 및 문화관광부를 감독했지만 부처 해체 및 통합에 따라 18대에서는 국회 상임위의 조정도 불가피한 상황. 총선이후 양당 원내 수석부대표들이 '방통미디어위원회' 설립에 합의할 경우 해당 상임위 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4선인 김영선 의원(한나라, 경기 고양일산을)이다.
이외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출신인 이종걸(통합민주, 안양 만안), 김태환(한나라 경북 구미을), 서상기(한나라, 대구 북을), 김효석(통합민주, 전남 담양곡성구례), 류근찬(자유선진, 충남 보령서천)의원과 과정위·산자위와 방통특위 출신인 권선택(자유선진, 대전 중구) 의원도 눈에 띈다.
◆미디어 분야에선 심재철, 정병국, 진성호, 조배숙, 전병헌 '주목'
문화관광위원회에 몸담았던 의원가운데선 심재철(한나라, 안양 동안을), 김충환(한나라, 서울 강동갑), 이계진(한나라, 강원도 원주), 정병국(한나라, 경기 가평양평) 의원, 조배숙(위원장, 통합민주, 전북 익산시을), 이광재(통합민주, 강원 태백 영월평창정선군), 전병헌(통합민주, 서울 동작갑), 최구식(무소속, 경남 진주갑) 의원 등이 살아 남아 이후 상임위 활동 여부가 주목된다.
특별위원회인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출신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김정권(한나라, 경남 김해을, 행정자치위), 차명진(한나라, 경기 부천소사, 정무위), 노영민(통합민주, 충북 청주흥덕을, 산업자원위) 의원 등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의 전 정보통신부장관 출신 강봉균(통합민주, 전북 군산을) 의원과 MBC 앵커 출신 박영선(통합민주, 서울 구로을) 의원도 17대에 이어 18대에서도 활약하게 된다.
기자출신들도 대거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서울 중랑을에서 김덕규 방통특위 위원장(통합민주)을 꺽은 진성호 전 조선일보 기자나 서울 중랑갑에서 무소속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을 누른 SBS 아나운서 출신인 유정현(한나라당) 후보, 헤럴드미디어 회장 출신으로 한나라당이 서울 노원병에 전략공천해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를 꺽은 홍정욱 후보가 대표적이다.
무소속 신계륜 후보를 제치고 국회 입성에 성공한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김효재(서울 성북을) 후보, 통합민주당 노웅래 의원을 꺽은 한국일보ㆍ경향신문 기자 출신의 강승규(서울 마포갑) 후보, YTN 기자를 지낸 김영우(경기 연천ㆍ포천) 한나라당 후보, KBS 기자 출신인 신성범(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 한나라당 후보도 미디어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비례대표에선 배은희, 최문순, 박선숙, 이용경 '주목'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비례대표 22석, 통합민주당은 15석, 창조한국당은 2석을 얻었다.
이에따라 한나라당에서 비례대표 3번을 받은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한국바이오벤처협회부회장)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통합민주당에서는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 장관(9번), 최문순 전 MBC사장(10번), 박선숙 전 청와대공보수석(참여정부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위원, 13번)이 성공해 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순 전 MBC 사장은 MBC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사장 직에서 물러나자마자 국회 입성을 추진해 MBC 내부에서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향후 새 정권의 방송통신 정책 독주를 막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한국당에서는 이용경 전 KT사장(1번)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는데, 이 전 사장은 얼마 전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그 쪽이고, 제도가 정비안 돼 어려운 점이 있으니 원활한 산업발전을 국회에서 지원하고 싶다"고 말해 방송통신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상임위 활동이 유력시된다.
/김현아 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