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스토리지 태풍 분다-①]금융권서 터진 금맥


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가시화…증권사 수요도 폭증

한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스토리지 업계가 '금융권 특수'에 힘입어 오랜 만에 활짝 웃었다.

상반기 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 기준으로 2~3% 정도 소폭 성장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최근 2~3년 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스토리지 시장을 성장세로 돌아서게 한 직접적인 요인으로 업계는 '금융권 특수'를 꼽고 있다. 그동안 기획 단계에 머물렀던 시중 은행들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은행들이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요하는 하이엔드 스토리지를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한 것.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업자 선정에 나선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의 스토리지 도입 규모만 하더라도 각각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의 지침에 따라 국내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차례로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도 '금융發' 스토리지 특수를 형성하는데 한 몫했다. 상반기에만 국내에 시스템 거점을 구축한 곳은 골드만삭스, 매리츠증권 등 7곳에 이른다.

요동치는 주가로 인해 주식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시스템을 증설하려는 증권가의 수요도 스토리지 판매량을 늘린 요인이 됐다.

증권사들은 시스템 증설과 맞물려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그동안 원장 부문에만 국한됐던 재해복구센터(DR)를 다른 업무 영역까지 확대해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이 가시화되면 하반기에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스토리지 구매 부문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EMC-HDS코리아가 수혜주

금융發 스토리지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업체는 한국EMC다. 이 회사는 은행이나 증권사들의 구매 물량을 상당수 선점하면서 최근 마감된 2분기에 역대 최고의 매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EMC 관계자는 "증권가 호황이 매출 향상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면서 "상호저축은행이나 투자신탁 등에서도 구매를 위한 성능 테스트 요청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히다찌데이터시스템즈코리아(HDS코리아)도 2분기에 하이엔드 스토리지 매출 성장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HDS 제품 영업을 맡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관계자는 "최근 수 년 사이에 스토리지 매출 성장은 거의 멈췄다고 보는 것이 맞는데, 올 상반기에는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늘어 매출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은 시스템을 구매할 때 높은 성능을 우선순위로 꼽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안정성도 중시해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신 제품보다는 출시후 1년 정도 된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도 뚜렷하다.

때문에 이미 국내 금융기관에 상당수 하이엔드 스토리지 공급 사례를 확보한 두 업체에 구매요청이 몰려 매출 성장폭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스토리지 태풍 분다-①]금융권서 터진 금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